시읽기, 새짓 :: 2013/12/25 00:05

올해 들어 예전에 하지 않던 새로운 짓을 시작했다.

시(詩)

예전엔 시는 정말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분야이다.

소설은 읽어도 시는 절대 읽지 않았었는데.

요즘엔 시를 종종 읽게 된다.

그리고 시의 매력에 대해 아직은 전혀 모르지만,  시를 읽다 보면 서서히 뭔가가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는 마치 재즈를 절대 가까이 하지 않던 내가 이러저러한 취향 확장의 흐름에 의해 재즈를 무척 좋아하게 된 과정과 유사하다.

더군다나 시는 다른 텍스트와는 사뭇 다른 기능적 장점도 갖고 있다. 지하철에서 10분 정도 뭔가를 읽고 싶을 때 소설은 호흡이 길다 보니 짜투리 시간 내에서 소화하다 보면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많아서 아쉬움이 있는데 반해 시는 압축된 문장 구조여서 내용을 이해하기는 어려울 수 있어도 텍스트 읽는 것 자체에는 큰 무리가 없다. 지하철에서 10분 정도 시간을 내서 시 한 편을 읽고 지하철에서 나와 천천히 완보하면서 방금 전에 읽은 시의 의미를 생각하는 과정은 나름 매력적이다.

전에 하지 않았던 새 짓을 한다는 건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결코 하지 않을 짓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행위를 뻔뻔하게(?) 즐기고 있는 지금의 나를 바라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묘한 쾌감이 내 주위에 자욱하게 드리워진 느낌이 참 좋다.

난 결국 2013년에 이름을 붙일 수 있게 되었다.

시(詩)의 원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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