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칙 스텝 :: 2014/10/15 00:05

헤난 바라오와 티제이 딜라쇼의 2014년 5월 경기.

UFC 밴텀급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바라오를 맞아 도저히 적응할 수 없는 변칙 스텝을 앞세워 케이지를 감싸는 공기의 흐름을 완연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버리고 경기의 진행을 물 흐르듯 주도해 나가는 모습.

이런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꿈을 꾸는 기분이 아니었을까.

변칙 스텝을 밟으면서 상대방의 리듬을 균열시키는 행위.
나를 향해 그런 스텝을 밟으면 어떤 양상이 펼쳐질까.

나는 오랫동안 시간의 흐름 속에서 무뎌지듯 특유의 타격 거리, 전진 스텝에 이은 펀치의 타이밍, 컴비네이션의 습관을 생각이란 관점에서 복싱선수와도 같이 답습해 왔을 것이다. 그런 진부화의 세월이 쌓인 후 불현듯 나타난 또 하나의 나에게 리듬을 내주고 경기의 흐름을 또 다른 나에게 빼앗기는 느낌을 맛보는 건 매우 신선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

케이지 안에서 타인과 홀연히 맞서가며 전투하는 모습이 아닌, 생각의 프레임 안에서 나와 또 다른 나를 가상의 케이지 안에 세워 놓고 둘 사이의 경기를 진행해 보면 나름 산뜻하고 스릴감 있는 생각의 지도를 그려나갈 수 있을 것도 같다. 티제이 딜라쇼의 경기를 보면 선명하진 않지만 희미하게나마 생각의 차원 속에서 변칙 스텝을 밟아 나갈 수 있지 않을까란 자발적 질문이 살짝 떠오르는 자가발전형 격려감이 생겨난다.

UFC 173 헤난 바라오 vs T.J 딜라쇼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1744
NAME PASSWORD HOME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