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 :: 2013/05/29 00:09

영화 '신세계'를 보았다.
'무간도'에서 모티브를 빌려온 듯 보이지만 무간도와는 사뭇 다른 매력을 갖고 있는 영화였다.

배신당하는 정청(황정민)
배신하는 이자성(이정재)

이자성의 배신을 정청이 알아채는 순간, 극도의 긴장감이 몰려왔다. 이자성이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을 도대체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놀랍게도 정청은 이자성의 배신을 확인하고도 이자성을 해치지 않는다. 아. 그 순간의 텐션은 정말..

물론 영화 초반부터 정청과 이자성이 예사롭지 않은 끈끈한 관계임은 어느 정도 보여진 바 있지만 그래도 그렇게 치명적인 배신을 당해놓고도 이자성을 건드리지 않는 정청에게서 놀라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영화 말미에 정청과 이자성 간의 훈훈한 정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엔딩을 맞이한다. 그 때 확인된 셈이다. 왜 정청이 이자성의 배신을 눈감아 주었는지. 

1988년인가, 영웅본색에 나온 적룡이란 배우에게서 강렬한 인상을 받은 적이 있다.  세상에. 대머리 남성도 치명적 매력을 발산할 수 있다는 걸 적룡의 연기를 보면서 느꼈다. 2013년 신세계를 보면서 느낀다. 세상에.. 배신당하면서 이렇게 멋있어도 되는건가?  어떻게 배신당하는 모습이 이렇게 아름답지? 배신당하는 자가 이렇게도 매력적일 수 있는 거구나. 배신한 자로 하여금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배신당한 자의 마음 깊이.

영화 초반부에서 이미 알았다. 누가 배신하고 누가 배신당하는지. 그런데 이 영화는 배신당하는 자의 매력을 넘 잘 구현했고 배신하는 자의 갈등도 잘 보여줬다. 그리고 이 영화의 엔딩은 정청의 죽음도, 이자성의 화려한 회장 등극도 아닌 정청과 이자성이 조직의 중심이 되기 한참 전인 6년 전 여수에서의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끈끈한 정과 이정재의 미소였다. 정말 인상적인 스냅샷이었고 살짝 짠하기까지 했다.

참 매력적인 거구나. 배신당하는 자가 마지막 죽음을 맞이하면서 배신하는 자에게 날려주는 진심어린 멘트..그게 그렇게 사람을 울릴 수 있는 거구나.  이러다 멋지게 배신당하는 것에 대한 로망마저 생겨날까봐 살짝 겁난다. ^^



PS. 관련 포스트
[영웅본색] 탈모남성으로서 적룡을 역할모델로 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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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archmond | 2013/06/03 16:42 | PERMALINK | EDIT/DEL | REPLY

    부라더,너 나 살아나믄 감당할수 있겄냐 ..

    감동이 그냥... ㅠㅠ

    • BlogIcon buckshot | 2013/06/03 20:29 | PERMALINK | EDIT/DEL

      아, 저도 바로 그 대사에서 울컥했습니다. 정말 묵직한 대사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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