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의 모방 :: 2013/11/29 00:09

베끼려면 제대로 베껴라
이노우에 다쓰히코 지음, 김준균 옮김/시드페이퍼


책을 읽지 않고 쓰는 글이다.  책 제목만 봐도 메세지가 느껴지기 때문에. ^^

모방을 모방해서 모방하기 힘든 뭔가를 만들어낸다.
모방과 모방 사이에 독창성을 가미한단 얘기다.
아니, 모방을 하는 자의 독창성이 따라기 힘든 모방을 가능케 한단 얘기다.
결국, 독창성만 갖고 있다면 모방을 해도 자기 스타일이 묻어 나온다는 것.

독창성을 갖추기 위해선 모방을 꾸준히 할 수 밖에 없다. 모방에 모방을 더하고 모방에 모방을 더하고.. 반복되는 모방의 시간 속에서 모방은 어느 순간 티핑 포인트를 맞이하게 된다. 거듭된 모방 속에서 자신 만의 고유한 패턴이 발생하게 되고 그런 패턴이 독창성으로 발전하면서 어느덧 모방은 더 이상 100% 단순 복제에 머물지 않고 뭔가 자신 만의 이야기를 발현시키는 구조로 작동하게 된다.

핵심은 모방에 기저하고 있는 '원형'을 인지할 수 있는가이다.  모방 속에서 원형을 탐지할 수 있으면 한 차원 높은 모방이 가능해진다. 일종의 모방을 리버스 엔지니어링한다고나 할까. 모방의 생성 과정을 역설계할 수 있으면 모방의 전모가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모방이 만들어지기 이전 상태로 이동한 후 나만의 모방을 설계할 수 있는 상황 속으로 진입한다. 모방의 모방이 일어나는 순간이다.

모방의 모방.  반복, 중첩, 재귀가 지향하고 있는 지점에 원형의 숨결이 존재한다.   모방의 모방을 통해 모방한 자의 생각 경로를 따라가 보고, 모방한 자가 택하지 않았던 경로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나만의 경로를 설계하는 과정은 저자의 책을 읽고 저자의 마음을 해부하면서 저자 생각의 랜드스케이프를 한 장의 그림으로 복원시키는 복원예술가의 과정이면서, 아무 것도 없는 '무'의 환경에서 새로운 '유'를 만들어내는 창조예술가의 모습이기도 하다.

고수들의 바둑을 따라 두기만 하면 기계적이겠으나 고수들의 바둑을 따라두면서 고수들의 마음을 읽어 내리는 노력을 지속하면 고수의 기력에 근접할 수 있는 진입로가 형성된다. 타인의 마음을 읽고 타인의 마음을 예술작품으로 형상화하고 나의 마음을 읽고 나의 마음을 예술작품으로 표현하는 것. 모방의 모방은 결국 예술로 귀결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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