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 읽는 소개팅 :: 2013/04/26 00:06

남자 솔로 후배 A(32세)가 최근에 지인으로부터 26세 여성을 소개 받았다.  A는 나에게 조심스럽게 소개팅녀의 사진을 보여주었는데 사진을 본 느낌은 순진한 A가 그녀의 위세에 눌릴 것 같았다. 비주얼이 강한 편이고 성깔도 있어 보여서 이런 스타일의 소개팅녀와 마주 앉아 5분 내로 뭔가 임팩트를 주지 못하면 소개팅녀가 바로 자리에서 일어서거나 A가 계산대에서 계산하는 사이 소개팅녀가 집에 가버리는 사태가 벌어질 것만 같았다.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는데. 강한(?) 상대와의 만남을 앞두고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한 후배. 과연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옆에 있던 잘나가는 연애전략가 B(36세)가 회심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냥 마주 앉아서 A의 개인기로 상대방 여성에게 매력을 전달하기는 쉽지 않은 바 자연스럽게 접근하는 초식이 좋겠다는 의견을 B는 내놓았다.  즉, A가 신규 서비스를 검토하는 기획자로서 소개팅녀에게 신규 서비스 기획 상의 인터뷰를 진행하자는 것이다.

일단 인터뷰를 진행하겠다고 하면
소개팅녀는 유머 코드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게 되기 마련인데
바로 여기에 전략적 포인트가 숨어 있다. 

인터뷰를 진행하긴 하는데 인터뷰 곳곳에 강력한 유머 코드를 심어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소개팅녀는 인터뷰를 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A의 퍼스낼러티, 톤앤매너 등에 거부감 없이 반응을 하게 되고 (인터뷰니까) 그렇게 기계적으로 반응하는 와중에 지속적으로 터지는 유머 코드가 분명 그녀에게 만만치 않은 어필 포인트로 다가가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심지어 이 초식에는 또 하나의 장점이 있었으니. 일반적인 소개팅에선 남자는 대본을 미리 암기해서 소개팅 장소로 가서 연기를 펼쳐야 하는데 반해 (시라노 연애조작단도 결국 대본 싸움이었다) 인터뷰 초식은 아예 대본을 읽으면서 소개팅에 임할 수 있다는 기상천외한 장점이 있다. 결국 A는 흔들림 없이 차분하게 대본을 읽어나갈 수 있는 것이고 상대방은 차분하게 대본에 맞게 응답을 하며 따라와 주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유머 코드를 놓침 없이 터뜨릴 수 있는 플랫폼이 구축되는 것이다.

A는 연애전략가 B가 일러준 대로 착실하게 지령을 수행했고 대본의 완성도가 높았는지 A는 소개팅녀와의 만남에서 좋은 인상을 심어 주었는지 다음 번 만남을 약속하게 되었다고 한다.  시라노 연애조작단의 경우, 대본을 외워서 숙지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 반면에 B가 제안한 대본팅은 그저 착실하게 대본을 읽으면 되는 거라서 훨씬 수월하게 현장 적용이 가능했나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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