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I Like Chopin을 좋아한다. :: 2008/01/16 00:16

I Like Chopin은 내가 중학교 때 나온 노래다. 그 당시 난 이 노랠 수년간 엄청 즐겨 들었다. 문득 이 노래가 생각 나서 유튜브에서 이 노랠 듣는다. 노랠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그 시절을 회상하고 그 회상된 시간이 잃어버린 내 자신을 찾아주는 것을 어렴풋이 느낀다.  (격물치지님의 식객, 타짜보다, 괴물보다 낫다. 포스트를 읽으며 느낀 공감)

시계로 측정되는 시간 속에선 지나간 과거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고 살 때가 많다. 하지만 과거는 물리적 시간 계산의 편의를 위해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을 뿐 실제 내 안에 고스란히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I Like Chopin을 듣고 있는 이 순간 나의 중/고등학교 시절이 떠오르면서 흘러가 버린 것으로 생각했던 내 과거의 시간들이 하나 둘씩 돌아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모든 존재는 시간과 공간에 의해 제약을 받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반대로 시간과 공간은 마음 속에 존재할 수도 있고 기도 속에도, 희생의 제사 속에도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민노씨의 기도와 희생 - 마르틴 부버의 [나와 너] 포스트에 대한 공감)

나는 I Like Chopin을 좋아한다. 유려한 멜로디와 피아노 반주, 서정적인 가사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이 노래를 즐겨 들었던 어린 시절의 내가 여전히 내 안에 살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  오늘 20여년 전의 시공간과 나의 자아를 조금 되찾은 느낌이다. ^^

I Like Chopin - Gazebo



PS.
이 포스트를 쓰고 나니 nob님의 이걸 보고 안울면 로보트 [영화:지금 만나러갑니다] 포스트가 떠오른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영화다.  "いま 會に ゆきます(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스크린 가득히 채워지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いま 會に ゆきます", 누구나 과거를 떠올린다.  과거의 내 모습을 지금 만나러 가기 위해.. ^^


PS. 하나 더
유튜브는 과거를 되찾게 해주는 좋은 서비스인 것 같다. 여기엔 정말 많은 시간들이 숨어 있다.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는 기쁨이 유튜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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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nob | 2008/01/16 01:4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제 포스트 얘기도 언급되어있네요. 트랙백 잘받았습니다 ㅋ

    노래가사중에 네버세이굿바이 만 귀에 들어오네요. 워낙 한국곡에서 자주 만나는 단어이다보니..

    • BlogIcon buckshot | 2008/01/16 08:27 | PERMALINK | EDIT/DEL

      사실 이 포스트를 올릴까 말까 하다가 nob님 포스트가 떠오르면서 올렸습니다. nob님 덕분에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된 포스트입니다. ^^

  • BlogIcon 쉐아르 | 2008/01/16 05:3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옛날 일을 생각하게 만드는 포스팅입니다 ^^;;;

    저는 전에 무엇을 즐겨했었나... 기억하려 해도 어째 딱 떠오르는 것이 없네요.
    초등학교 시절 좋아했던... 그리고 대학교 때 만났던 친구 밖에요 ㅡ.ㅡ;;;

    분명히 있을텐데 떠오르지 않는 것은 그만큼 마음에 여유가 없기 때문인듯 해
    왠지 우울해지는 오후입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8/01/16 08:32 | PERMALINK | EDIT/DEL

      쉐아르님께서 요즘 많이 바쁘신가 봅니다. 나중에 여유 생기실 때가 오면 많이 떠오르실 겁니다. 지나간 시간 속에 흘려 보낸 여러가지 기억들을 떠올리는 건 분명 의미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

  • BlogIcon 민노씨 | 2008/01/16 15:4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제 부족한 단상에 불과한 글을 사유의 매개로 삼아주셔서 반갑네요.
    특히 p.s.에 담아주신 말씀은 여운이 깊습니다.
    ...
    항상 건강하시구요. : )

    • BlogIcon buckshot | 2008/01/16 16:14 | PERMALINK | EDIT/DEL

      민노씨 글이 넘 인상적이어서 두고두고 곱씹다가 포스트를 적게 되었습니다. 좋은 글 정말 감사합니다. ^^

  • BlogIcon 그리스인마틴 | 2008/01/16 16:4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게 아마 가제보 노래였던것 같은데 중학교때 들으셨다니
    저랑 거의 비슷한 연배시군요 ^^

    • BlogIcon buckshot | 2008/01/16 19:44 | PERMALINK | EDIT/DEL

      와.. 정말이세요? 넘 반갑습니다. 나름 고령블로거라고 생각하고 외롭게 활동해 왔는데.. ^^

  • BlogIcon 이정일 | 2008/01/16 23:3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중학교 때 팝송에 심취했을 때 즐겨듣던 노래입니다.
    오늘 밤은 기분이 꿀꿀한데 이거 들으니 기분이 좀 나아지네요.

    좋은 밤 되세요.

    • BlogIcon buckshot | 2008/01/17 08:25 | PERMALINK | EDIT/DEL

      기분이 좋아지셨다니 저도 기분이 덩달아 좋아집니다.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 BlogIcon 티아 | 2008/01/17 15:1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잘 계셨죠^^? 유튜브 그쪽에서 한국판두 만든다고 하더라구요^^; 고럼 이제 한국동영상들이 모두 몰리는 상황이 벌어질듯 싶습니다.~
    언제 와도 좋은글 감사합니다.^^ 홈이 얼마나 이뻐졌는지.. 구경오세요^^

    • BlogIcon buckshot | 2008/01/17 18:30 | PERMALINK | EDIT/DEL

      유튜브 한국판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이니스티아님 블로그 개편을 보니 부럽네요. 넘 멋지십니다~

  • BlogIcon FlyingMate | 2008/01/17 23:5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이 영화를 보고 감동을 받아서
    다케우치 유코라는 배우에 대해 캐고 다닌 적이 있었어요.
    덕분에 프라이드라는 드라마도 보고 그랬죠^-^

    • BlogIcon buckshot | 2008/01/18 08:33 | PERMALINK | EDIT/DEL

      저도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보고 다케우치 유코가 배역을 참 잘 소화해 낸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매력적인 배우인 것 같아요. ^^

  • BlogIcon zombi | 2008/01/18 01:4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야... 이 뮤직비디오 정말 오랜만에 보는 군요.. 노래는 가끔 라디오 같은데서 들을 수 있었지만 말이죠.. ^^

    • BlogIcon buckshot | 2008/01/18 08:34 | PERMALINK | EDIT/DEL

      좀비님도 중학생 시절에 이 노래를 즐겨 들으셨던건가요? ^^

  • BlogIcon 더조은인상 | 2008/01/18 03:3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중학생 시절이 떠오르네요..
    재미있는것은 그당시에는 노래만 듣다 유튜브에서 뮤직비디오를 보게되면 상상 했던 이미지의 상당한 변형들을 경험할때도 많지만 대부분이 개인소장한 열악한 화질의 원본에 유튜브의 열악한 화질과 음질이 더해져 오히려 그당시의 라디오의 기억들이 리얼리티가 살아날때도 있어 의도하지 않은 유사한 재현을 이끌어낼때도 있습니다.유럽출신의 뮤지션들의 뮤직비디오는 나름대로 유사성을 보여주는듯합니다.(재미있는것은 유럽지역과 미국지역의 비디오방식의 차이로인한 원본자체의 묘한 색감의 대비도 존재합니다)

    오랫만에 들으니 옛날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8/01/18 08:39 | PERMALINK | EDIT/DEL

      더조은인상님, 제 맘 속에 숨어있던 얘길 끄집어내 주신 느낌입니다. 넘 동감입니다. 열악한 화질/음질이 오히려 추억을 더 잘 떠올리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비디오방식 차이까지 짚어주시고 넘 멋지십니다. ^^

  • BlogIcon 초하(初夏) | 2008/02/17 00:1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실제로 이 노랠 들으며 쇼팽의 곡들을 뒤져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
    흥겨운 피아노 리듬에 맞춰 돌아서며...

    • BlogIcon buckshot | 2008/02/17 01:40 | PERMALINK | EDIT/DEL

      와.. 저도 그랬어요. 이 노랠 듣기 전까지만해도 클래식에 진저리를 치다가 이 노랠 계기로 쇼팽을 듣게 되었답니다.. ^^

  • sldmflsfmoes | 2010/03/08 17:19 | PERMALINK | EDIT/DEL | REPLY

    현재도 리믹스 버전,테크노버전 시대에 뒤쳐지지않고 음악 굿이더군요
    오리지날도 추억의 옛날에 좋아했는데 독서와 음악을 즐겨드었던 학창시절 ㅜㅜ
    i like chopin외 80~90년대 추억의 락빼고 지금보다 옛날에 내가좋아했던 팝등이 취향에 많이 있었던듯
    지금은 옛날보다 찾기 힘들어진듯

    • BlogIcon buckshot | 2010/03/13 10:51 | PERMALINK | EDIT/DEL

      팝과 추억의 감미로운 연결. 언제나 저를 들뜨게 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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