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알고리즘 :: 2010/03/01 00:01



'대상/문제와의 거리를 적절하게 유지해야 객관적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취지로 위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었는데,  변지석님의 아래 포스트를 보고 다시 한 번 이 주제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심리학의 Construal Level Theory에 의하면 우리가 문제의 situation과 context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즉 psychologically distant하면 좀더 creative한 solution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문제가 우리가 있는 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곳의 문제라고 생각하든가,  우리와는 많이 다른 사람들의 시각으로 문제를 보려고 하든가,  지금과는 아주 다른 시점 (미래나 과거)에서 문제를 보려고 하면 문제에 대해 좀더 creative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문제에서 psychologically 멀리 떨어질수록 문제를 자세히 보지 않고 좀더 abstract하게  보기 때문이다.  문제를 Abstract하게 볼수록 문제와 관계가 별로 없는 개념들과 연결시켜서 생각할 가능성이 커진다.


문제와 너무 밀착되어 문제를 감싸는 상황과 맥락 속에 갇혀 버릴 때, 사고의 정체 현상이 발생한다. 문제와 너무 긴밀하게 엮이거나 문제 속에 함몰되지 않고 문제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면, 창의적 문제 해결의 가능성이 올라갈 것이다.

위장취업자가 직원보다 회사의 구조를 더 잘 볼 수 있는 것에서 한가지 착안이 가능할 것 같다.  위장취업자는 회사에서 일을 하지만 일반 직원과는 다른 view를 갖고 있다.  즉, 회사 속에 함몰되지 않고 회사에서 일을 하는 자신을 관찰할 수 있는 거리 감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문제와 거리를 유지한다는 것은 문제를 대하는 나 자신과 거리를 두는 것을 의미한다.  즉, 문제를 다루는 나 자신의 사고회로를 스스로 점검/튜닝/개선/혁신시켜 나가는 것이다.  거리(distance) 창출력은 자신 밖에 또 하나의 자신을 만들 수 있는 자기 관찰력이다.

'내가 사물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판단하는가' 자체를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습관적인 판단을 중지시키고 상상력과 창의력의 엔진을 가동시킬 수 있다. 어린 시절의 무한에 가깝던 창의력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체감할 수 밖에 없다. 어린아이의 마음과도 같은 창의력을 유지하려면, 나를 관찰하고 나의 마음을 관찰하고 나의 사고 흐름을 관찰하는 노력을 유지해야 한다.  Seeing our seeing을 할 줄 알아야 창의적 사고가 가능하다.

Seeing our seeing을 한다는 건, 또 하나의 나를 창조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나를 창조한다는 건, 나를 분리하는 것이다. 
- 행동하는 나와 관찰하는 나.
- 연기하는 나와 모니터하는 나.






PS. 관련 포스트
Creativity를 위해서는 문제에서 가급적 멀리 떨어져라
기획의 기본, 자기 반성 능력
[Mobile Mind] Seeing our See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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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을 보는 관점

    Tracked from melotopia | 2010/03/01 17:00 | DEL

    * 이 글은 대단히 당연한 소리만을 늘어놓을 것이다. 무지막지하게 뻔한 소리를 나만 할 수 있는 것처럼 바꿔서 떠들어 댈 수도 있으니 주의. 관점, 그리고 메타 관점. 언젠가 친구인 C양에게 ..

  • jay | 2010/03/01 05:1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위장취업이건.. 비정규직이건.. 아마도 비정규직에 더 가깝겠지만.. 그건 그만큼 정직원, 일반인들과 절대 섞이지 못하기 때문일거예요. 보이지 않는 벽.. 격리된 동선과 정보통제.. 단기계약의 부담에서 오는 냉소.. 자발적/비자발적인 거리두기.. 사실 엄청 스트레스인거고, 퍽퍽하고 비인간적인 거예요.

    그리고 위장취업을 했다면, 자금흐름이나 주요기획의 스탭까지 올라가진 못할거예요. 따라서, 위장취업이건 비정규직이건.. 겉으로 드러나는 피상적인 현상만 관찰할뿐.. 좋은 정보나 핵심적인 인사이트는 접하기 힘들듯..

    • BlogIcon buckshot | 2010/03/01 13:15 | PERMALINK | EDIT/DEL

      제가 올린 포스트와는 다른 관점에서 말씀을 해주셨네요. 귀한 댓글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외부와 내부 간의 벽,괴리..

  • BlogIcon ego2sm | 2010/03/01 13:32 | PERMALINK | EDIT/DEL | REPLY

    '바라보는 나'와 '보는 나'
    정말로 그룹에 속해있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아웃사이더가 되어 보면 숨겨진 먼지까지 보게 되더라구요.
    (전 고3 교실에서 제일 먼저 알게 되었어요~)
    휴일이라 오랜만에 벅샷님 포스트들 정독하고 가요.
    유니타스 브랜드처럼 거듭나시길!!

    • BlogIcon buckshot | 2010/03/01 13:56 | PERMALINK | EDIT/DEL

      다양한 영역에서 인사이더와 아웃사이더의 역할을 교대로 해보면서 관찰의 힘을 길러가는 것 같습니다. 상자 안에, 상자 밖에.. 모두 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귀한 댓글 감사합니다. ^^

      PS. '쇼핑에 관한 모든 것' 포스트가 기대되네요. ^^

    • BlogIcon ego2sm | 2010/03/02 15:55 | PERMALINK | EDIT/DEL

      이제보니
      '바라보는 나'와 '보여지는 나'네요^^
      남녀차이를 통해 바라본 쇼핑의 심리학 포스트
      기대해 주세요^_^

    • BlogIcon buckshot | 2010/03/04 20:42 | PERMALINK | EDIT/DEL

      와.. 에고이즘님의 우아한 통찰을 만끽할 수 있는 포스트이겠네요. 정말 기대가 됩니다. ^^

  • BlogIcon snowall | 2010/03/01 17:0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예전에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어서 트랙백 걸어둡니다.
    오랜만에 오네요 ㅋㅋ

    • BlogIcon buckshot | 2010/03/01 18:39 | PERMALINK | EDIT/DEL

      snowall님,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고 계시죠?
      귀한 트랙백 넘 감사해요~ snowall님의 4년 전 글인데, 제겐 4년 후의 글과 같은 무게감을 주는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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