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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드라마 :: 2018/02/23 00:03

유튜브로 옛날 드라마를 본다.

지나간 시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보면서
현재를 본다.

과거의 드라마에 투영된 현재의 모습을 본다.

시간적 격차 속에서 느껴지는
지나온 시간 흐름을 감각한다.

그 차이
그 유사
그 대화

지나온 시간 동안
아무 것도 변한 게 없음을 꺠닫고

흘러온 시간 속에서
너무나 많은 것들이 변했음을 지각한다.

옛날 드라마를 보면서
흐름을 본다.

흐름 속에서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딱 그렇게 두가지가 내 눈에 들어온다.

그걸 보기 위해
나는 가끔 옛날 드라마를 본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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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창조 :: 2018/02/16 00:06

드라마의 등장인물들이 작가에 의해 저마다 각자의 캐릭터를 타고 태어나듯이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가공의 actor들은 저마다 각자의 캐릭터를 갖고 있다.

검색랭킹에 상위 노출되기 위해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어서
그 캐릭터 기반으로 블로그 포스팅을 하고 간헐적으로 광고 포스팅을 해서 돈을 버는 케이스가 있다고 가정해 보면..

그 어뷰징 블로거가 만들어낸 가상의 캐릭터는
드라마 작가가 만들어낸 캐릭터와 하등 다를 게 없는
가공의 인물이고, 가공의 공간에서 가공된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살아 숨쉬는 인조 인간이다.

특히 블로그 포스트를 보는 사람들을 현혹시키기 위해
매우 섬세하게 직조된 생생한 멘트들을 내뱉게 된다면
사람들은 그 글을 진짜 인간의 글이라 오해할 수 밖에 없게 되고
그런 사람들의 오해가 강해지면 강해질 수록
가공의 인물은 더욱 더 실체에 가깝게 된다.

생생한 허구가
밋밋한 실재를
능가하는 상황

그게 현실이다.
그렇게 허구에 실재가 밀리는 상황이 늘어날 수록
허구에 의해 가리워지는 실재가 많아질 수록

창조된 캐릭터들이 세상의 주인 행세를 해나가면서
실제 캐릭터(?)들은 허구 캐릭터들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게 된다.

창조한다는 건
기존의 존재를 위협하는 뭔가가 생겨난다는 것이고
창조된 캐릭터가 성장할 때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에 대해선
밋밋한 실재들은, 실제로 살아있는 캐릭터(?)들은 이렇다 할 인지나 각성 없이
시간은 지금 이 순간도 생생한 허구들에 의해 직조되고 재단되고 유린되고 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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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 2018/02/09 00:09

UFC 경기를 보면
일종의 위키 문서를 보는 느낌이다.

두 사람이 격투를 하고 있는데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는 합주를 보는 느낌
두 사람이 함께 작성하는 공동 문서를 보는 느낌

UFC 경기를
위키 동영상으로 느끼게 되니

세상 자체도 위키겠구나 싶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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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씨 검색 :: 2018/02/05 00:05

내 컴퓨터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제3자의 입장에서 검색해 보면 꽤 재미있다.

내가 몰랐던 나 자신을 살짝 알아가게 되는 맛이 있다.

한 주제로
하나의 키워드로
내 하드디스크에 있는 자료를 검색해 보면
하나의 주제로, 하나의 키워드로
하나의 렌즈로 바라본 나의 모습이 잡힌다.

그건 하나의 발견.
나를 발굴하고
나를 찾고
나를 알아가는
그런 과정이다.

피씨를 검색하면
검색하기 전에 비해
조금은 나를 더 알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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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별 :: 2018/01/24 00:04

지문인식이란 개념은 이제 실생활에서 많이 익숙하다.  핸드폰 락을 지문으로 풀다 보니 이제 지문인식이 아닌 비밀번호 입력 방식에 대해 불편함을 느낄 정도이다.

얼굴인식이란 기능까지 나오고..

이 시점에서 '식별'이란 개념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나만의 고유한 정보를 기반으로 다른 사람이 아닌 '나'임을 식별하는 기술..

식별..

나는 식별되고 있다.

나는 유니크한 정보로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로 식별되고 있다.

디바이스들이, 기계들이 나를 알아본다.

나는 식별된다. 고로 존재한다.

식별은 이제 존재의 위상까지 오게 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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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멈춤 :: 2018/01/19 00:09

생각하고 싶은데
생각이 멈춘 상태로 이렇다 할 진척이 되지 않을 때가 있다.

그 때
오히려
진짜 생각이 의식의 수면 아래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걸 잘 안다.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건
구차하게 표현되는 조잡함이 싫어서 그런 거라는 걸 알기에

생각이 멈춤 상태인 것 같은 상태에서
난 생각이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고 침잠 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그 상황을 즐긴다.

표현은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표현될 수 없다는 걸
멈춰진 생각 속에서 어렴풋이 알아간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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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 진공 :: 2017/12/29 00:09

일 따위를 삶의 보람으로 삼지 마라
이즈미야 간지 지음, 김윤경 옮김/북라이프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이다.

자본이 인간을 지배하다 보니
인간은 자본 속이 파묻혀 자본을 위한 삶을 살다가
결국 어느 순간 자본에 잠식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실존적 진공

하지만..
자본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는 삶이라 할지라도
단 한 순간 만이라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면
자본의 지배를 단 1초라도 외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건 삶으로서 온전히 충만한 밀도의 시간일 것이다.

자본에 깔려 살아가더라도
자본을 섬기고 자본에게 버림받는 끝없는 악순환의 고리에 얽혀 있을 지라도

인간은 인간이다.
자본으로부터 분리된 나..

그런 게 있다는 사실만 어렴풋이 기억하면
그걸로 족하다.  그만큼 자본은 강하니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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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의 경쟁 :: 2017/12/08 00:08

생각이란 관점에서

어제의 나(생각)
오늘의 나(생각)
내일의 나(생각)

난 어디에 속한 걸까

나(과거)에 초점을 맞춘다면
나(오늘)에 어떤 무기를 활용해서 맞서야 할까

나(미래)에 초점을 맞추면
나(오늘)의 어느 약점에 집중해서 공격을 해야 할까

그렇게 나(과거)와 나(미래)를 움직여서
현재의 나를 타겟팅하면
나(현재)는 어떤 대응 전략을 갖추게 될까

그렇게 나와 나 간의 경쟁 체계를 구축하면
난 어떤 관전 포인트를 즐기게 될까
난 어떤 실행 포인트에서 영감을 얻게 될까

생각이란 관점에서
나는 어제의 나, 내일의 나와 경쟁한다.
소박한 경쟁이다.
자본주의가 다 파먹어 버린 세상에서 비껴 나온
나만의 소박한 놀이터에서 나만의 작은 생각을 어제에서 오늘로, 오늘에서 내일로 연결시켜 나가는 경쟁이다. 각 시공간 노드들을 잇는 선이 경쟁의 양상이다. 점과 점을 잇는 선, 선으로 지속되는 생각의 흐름. 선의 흐름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면서 면도, 입체도 만들어지지만 결국 본질은 점이다. 점이 존재하는 것이고 점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건 선의 역할. 결국 내 안에서의 경쟁은 점-선의 법칙을 따른다.  ㅎㅎ



PS. 관련 포스트
점, 선, 면, 입체,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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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 2017/12/06 00:06

커피전문점에서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다 보면 배터리가 0%를 향해 전진하게 된다.  그렇게 배터리가 0이란 지점으로 접근하는 것을 보면서 기계와 그리 다르지 않은 인간의 숫자도 역시 0을 향해 이동한다는 현실을 인지하게 된다. '나'라는 기계의 배터리는 현재 얼마나 남은 것일까. 나-기계의 핵심 기능을 생각이라고 정의한다면 내 기능의 잔여 배터리는 몇 %일까..  101%?  ㅋㅋ

왜 101%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냐면..
지금의 내 생각은 아직 시작도 못했다고 말해도 충분할 정도로 시작점에도 못 미쳐서 그렇다.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어떻게 100% 미만일 수 있겠는가..
아직 101%에 불과한 것이고
제대로 시작을 하게 되면 그 지점이 100%일 것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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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린 :: 2017/12/04 00:04

소설을 읽다가 어떤 단어나 문장을 만났을 떄 더 이상 소설 읽기를 지속하기 보단 그냥 멈춰서 그 단어, 그 문장에 대한 상념에 잠기고 싶어질 때가 있다.

이야기의 흐름에 브레이크를 거는 이러한 상황에 봉착하면 참 당황스러운데..

그렇게 소설 스토리라인 속에서 툭 튀어나온 스토리 상의 편린이 나에게 뭔가를 전달한 것이고 그게 내 안에 들어와서 자신 만의 영역을 만들면서 난 멈추고 싶어지는 것인데.

그렇게 작은 편린에 왜 내가 이렇게 영향 받아야 하는지 잘 모르곘어서 어이도 없고 이해도 안 가는 지라 그냥 무시하고 다시 스토리라인 상에 맘을 맡기고 싶어져도 자꾸 그 편린이 뇌리에 맴돌면서 이야기 진행을 방해한다. 스토리라인이란 건 자고로 잘 흘러야 하는데 말이다. 왜 작은 조각 하나가 나를 이렇게 흔든단 말인가. ㅋㅋ

그렇게 나를 멈추고 싶게 만드는 편린..  그건 단순한 이야기 조각은 아닐 것이다. 뭔가 내가 찾고 있었던 것을 막연하게나마 만난 것이고 그 만남이 감격스러워서 난 모든 것을 멈추고 그것에 주목하고 싶은 것일텐데..  하지만 소설을 읽고자 했던 본연의 취지(?)를 거스르는 것도 좀 불편하기도 하니 멈추지도 나가지도 못하는 애매한 상황으로까지 상황은 전개되는데...

작은 것이 작은 게 아니고
부분이 전체보다 작지 않고
단 하나의 섬광이 전 우주를 삼킬 수도 있고
한 조각 단어, 한 조각 문장이 하루를 커버할 수도 있고, 1년을 덮을 수도 있고, 평생을 케어할 수도 있는지라..  섣불리 판단을 하지 못하는 딜레마 상황으로 인도되는 것을 나름 즐기기도 한다.

편린..
편린 아닌 편린..
편린이기에 편린..

소설 읽기의 흐름에 브레이크 걸리는 느낌이 좋다. 작은 조각 하나 때문에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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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없는 말 :: 2017/12/01 00:01

난 블로그에 뭔가를 적는다.
말을 적는다. 생각을 적는다.
단상을 적다가 문득 멈춘다.
내가 지금까지 블로그를 통해 했던 말
내가 지금 블로그에서 하는 말
내가 앞으로 블로그에서 할 말

모든 게 내가 할 수 있는 말이라는 범주 내에서 작동하는 것인데..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있다면

내가 할 수 없는 말도 있을 것이다.

내가 할 수 없는 말..  그건 뭘까.
어떻게 하면 난 내가 할 수 없는 말을 할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없는 말을 내가 하게 된다면
난 변화하게 되는 걸까
내가 할 수 없는 말을 하게 되면 그건 나의 말일까 아니면 내가 만들어낸 허구인 걸까

내 밖으로 꺼내진 할 수 없는 말은 다시 나를 향해 투영될까 아니면 영원히 휘발될까

난 내가 할 수 없는 말을 얼마나 하게 될까
단 한 번이라도 할 수 있을까
만약 못하게 되면 난 무엇인가
하게 되면 난 무엇이 되는가

할 수 없는 말..
무척 매력적인 말이다. 내게 있어선..
결국 난 말을 하면서 내가 할 수 없는 말을 규정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도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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핍진성 :: 2017/11/29 00:09

나는 단편소설 읽기를 즐긴다
장편소설은 읽을 시간이 부족하다는 부담감이 있고 이야기 회전율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있어서 가급적이면 단편소설을 선호하게 된다.

그렇게 단편소설을 즐기다 보면
소설 속에서 묘사되는 다양한 상황 속 인간 군상들의 디테일한 삶의 호흡들이 너무도 생생하게 다가오는 매력에 빠지게 되고 그런 생생한 삶 속 모습에 비춰진 나의 모습도 자연스럽게 읽어내게 된다.

구체적이고
사실적이고
내가 경험하진 못했지만 나라도 그 상황에선 그랬을 것 같은 수많은 케이스들..

그건 어떤 유형의 삶을 간접적으로 살아보게 되는 가상 체험의 장
그 체험을 통해 내가 느껴낸 만큼 난 배운 것이고 성장하고 달라지는 것

플롯을 보면서
캐릭터를 이해하면서
행동에 인상받으면서
단편소설 속 서사의 전개를 따라가면서
시간을 감각하고 공간에 반응하면서 인간에 영향받게 된다.

소설 속 다양한 삶의 광경들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
허구가 이렇게도 나에게 영향을 준다면
그건 허구라고 칭하기엔 너무도 사실적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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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 :: 2017/11/27 00:07

어떤 단편소설을 읽는데 거기 한국 아이돌의 덕후가 등장한다.  일본인인데 한국 아이돌이 너무 좋아서 아예 한국에 와서 직업을 구했고 한국어를 배우는데 여념이 없다.

덕후..
덕질..

왜 하는 것일까.

정말 타인이 궁금해서
관심 가는 타인의 모든 것이 알고 싶고 그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소중한 것
그게 전부일까.

진짜 궁금한 것은 뭘까
진짜 몰입하고 싶은 대상이 뭘까.

궁금해하고 몰입하는 과정 속에서
잊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그렇게 덕질하는 덕후의 모습을 소설 속에서 지켜 보면서
난 덕질할 거 뭐 없나? 하고 찾게 된다.

난 덕질할 대상이 있나?
없다면 앞으로 무엇을 그 대상으로 고려해 볼 수 있을까?


나는 어떠한가?

내가 나를 대상으로 덕후가 되어 덕질을 수행하면 어떻게 될까?

그 덕질은 그야말로 해볼만한 덕질 아닐까?

나를 이해하기 위해 나를 알아가는 시간에 집중하고
나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공부하고
그렇게 하는 과정 속에서 하루 하루를 성과로 축적하고
그런 흐름이라면 한 번 시도해 볼만 하지 않을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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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처 :: 2017/11/17 00:07

出處(출처)가 존재하면 處(입처)도 존재할 수 있다.

완전한 창작이 존재하기 어렵기에 어떤 지적 생산물엔 참조, 인용. 출처 등의 관련 정보가 머금어져 있기 마련이다.

출처를 언급하는 곳은 일종의 입처(
處)다.

정보는 끊임없이 막을 통과하며 끊임없이 출처와 입처를 생성한다.

출처는 입처가 되기도 하고
입처는 출처가 되기도 한다.

정보가 어느 지점을 통과하면서 그 곳을 출처와 입처로 정의할 때
출처와 입처엔 어떤 의미가 새겨질까.

출처를 source라 칭할 수 있을까
소스라기 보다는 그냥 정보 정류장 정도의 느낌 아닐까.
그리고 출처에서 입처로 정보가 이동할 때 출처와 입처 간엔 수직적 위계라기 보단 수평적 상호작용 정도의 운동 에너지가 발생하는 것이고 그 운동은 출처와 입처 모두를 존재시키고 연결시키는 작용.

출처를 잊어도 입처로 엄연히 정보가 들어왔으니 그 정보는 은연 중에 출처를 머금고 있는 것이고 그렇게 연결이 심화되는 과정 속에서 정보는 그저 순환의 숨을 쉰다는 것.

정보를 생산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정보를 소비하는 것이고, 입처로서 출처를 얼만큼 배려하는지에 따라 입처와 출처 간 연결의 밀도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입처 플레이를 잼있게 할 줄 알면 출처에 대한 감각도 제법 고도화될 수 있겠다. ㅎㅎ






PS. 관련 포스트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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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 :: 2017/11/15 00:05

호주 시드니에 갔다. 2시간 시차다.

1시간의 시차였다면 거의 무시할 수도 있는 수준이겠으나 2시간의 시차니까 살짝 의식이 되는 것 같다.

한국에선 오전 8시인데 호주에선 오전 6시다.  한국이었다면 하루를 시작하고도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러간 시점인데 반해 호주에선 아직 하루가 시작되지 않은 시점이다. 내게 있어선..

한국에선 오후 1시인데 호주에선 오전 11시이다. 느낌이 완전 다르다. ㅋㅋ

단 2시간의 시차 만으로도 이렇게 느낌이 달라지고 시간을 대하는 태도(?)에서 색다른 결이 만들어진다는 게 새삼 흥미로워진다.

시각에 대한 정의가 달라지면서 얻어지는 변곡감이 꼭 국경을 넘어선 이동 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닐 게다.

시각에 대한 정의는 시간 속을 살아가는 누구나에게 열려 있는 놀이의 대상일 게다.

내가 어느 지점에 위치하는가, 그 지점에 부여하는 時刻(시각)은 보편적으로 주어지는 게 전부가 아니라, 각 개인들이 자신의 위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의도로 어떤 의미를 새겨 넣는지에 따라 천차만별의 양태를 보이게 되는 것 아닐까.

時刻(시각)은 때를 새기는 행위이다.
시각은 내가 새겨내는, 내가 생성하는 시간 정보다.

시드니에서 경험한 2시간의 시차.
거기서 파생될 수 있는 수많은 변주의 기회.
그걸 보았다. 내가 스스로 나를 위한 때를 새길 수 있음을 배웠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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