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 알고리즘 :: 2009/03/23 00:03

Read & Lead의 블로깅 정책에서 아래와 같이 적은 바 있다.
  1. 온라인 익명성 유지
  2. 자유로운 복사/스크랩/전용 가능
  3. 스크랩/전용 시에 출처 표기 불문
  4. 기계적인 살포성 댓글/트랙백을 제외한 모든 댓글/트랙백 포용

내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은 자유로운 복사/스크랩/전용이 가능하다. 스크랩/전용 시에 출처 표기도 할 필요가 없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정보는 소유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보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 비경쟁적 자원을 경쟁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통제하는 것에 대해서 난 회의적 입장을 취하는 편이다. 이미 이 점에 대해선 아래와 같이 여러 번 포스팅을 한 바 있다.




블로깅 정책 2,3번의 자유로운 정보 흐름에 대해선 많이 언급한 반면, 1번의 온라인 익명성에 대해선 거의 언급한 적이 없는 것 같다.

난 온라인 익명성을 지향한다. 블로깅을 하고 있는 나는 기존의 나와 분리된 그 무엇이 되길 바란다. 블로깅을 통해 분리된 identity를 확보하고 싶다. IT의 발달은 인간에게 다양한 Context(문맥/맥락)을 제공해 주었다. 특정 상황 속에 몰입되어 고정된 1차원 캐릭터를 갖고 살아가기 보다는 수시로 다양한 상황을 만나면서 다중적 캐릭터를 발현할 수 있는 환경 속을 인간은 살아가고 있다. 오프라인 현실 속에서는 더할 나위 없는 소인배의 모습을 하고 살아가면서도 온라인 블로깅 플랫폼 속에선 나름 대인배의 사상과 행동 패턴을 견지하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오프라인 상의 치졸한 소인배 & 온라인 상의 얼치기 대인배 지망생 → 바로 나의 모습이다 ^^)

가정에서의 나와(관점/정서/이성/감정) 직장에서의 나 사이엔 분명 간극이 존재한다. 또한, 지하철을 타고 갈 때, 자리에 앉아 책을 읽는 나와 스포츠 신문을 읽을 때의 나가 다르고 한가로운 분위기 속의 지하철을 타고 있는 나와 만원으로 북적대는 지하철 속에서의 나는 분명 다른 사고/행동 패턴을 보인다. 하나의 신체에 잠재하고 있는 수많은 '나'는 다양한 Context를 만나면서 현실 속 '나'로 표출된다.

이미 현대인은 고속 문명 발달의 혜택(?)을 온 몸으로 무의식 수용하면서 다양한 맥락 속에 융해되어 가고 있다. 다중 자아, 다중 개성, 다중 아이덴티티.. 이미 일상화된 인간 현상이다.

이미 알게 모르게 몸 속에 스며든 '다중'을 난 대놓고 발전시켜 보고 싶다. 블로깅을 통해서.    블로깅을 하는 나(buckshot)..    오프라인 상의 나와 분명 다른 존재이다. 그가 앞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글을 적고 어떻게 움직여 갈 것인지에 따라 오프라인 상의 나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다중 속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이 나를 규정하는 다중 알고리즘 속에 나는 이미 들어와 있다.  내 안에 이미 입력되어 있는 다중 알고리즘을 난 즐긴다. ^^


PS 1.
안토니오 네그리의 '다중(Multitude)'을 흥미롭게 훑어 본 적이 있다. 오늘 포스트는 이와는 전혀 무관하지만 나중엔 안토니오 네그리의 다중(Multitude)에 대해 함 적을 기회가 올 지도 모르겠다. 

PS 2.
관련 포스트: Multiplicity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797
  • (전혀 안) 적절한 비유

    Tracked from Dexter's story | 2009/04/01 00:22 | DEL

    망상 카테고리 오픈 기념으로 본격적인 망상을 하나 끄적거려 보려고 합니다. 예전에 썼던 뻘소리도 조금 옮겨놓고(매우 시니컬하던 시절의 글들입니다) 오늘은 간단하게 적어놓고 끝맺으려..

  • 블로그를 통해 얻은 자각의 기회

    Tracked from j4blog | 2009/04/01 08:20 | DEL

    지피지기면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손자 병법의 글귀가 있습니다.[각주:1] 자기를 알고 상대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이죠.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들은 다 각자 저마..

  • BlogIcon 데굴대굴 | 2009/03/23 11:3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너무 차이가 난다면 그건 가면이 아닐까요? ㆅㆅ
    (가면은 두껍고 확실한 보호를 해야하며, 표정 관리도 뛰어난 좋은 물건!!)

    • BlogIcon buckshot | 2009/03/24 09:27 | PERMALINK | EDIT/DEL

      다중적 자아가 존재한다면,
      환경과 맥락에 따라 역동/다중적 자아 표출을 해야 한다면,
      온라인-오프라인 상의 차이가 나도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 Monange | 2009/03/23 12:54 | PERMALINK | EDIT/DEL | REPLY

    분화,알고리즘을 읽으면서 연신 고개를 끄덕이던 제가 오늘의 글'다중, 알고리즘'을 읽으며 또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면 저도....'다중'이라는 제 안의 또 다른 나를 만난 것이겠죠!
    일상을 살고 있는 저는 제가 한결같기를 바랍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일탈을 꿈꾸죠. 그 일탈의 한 예가 바로 머리를 짧게 짜르고 싶은 유혹이죠. 머리를 숏커트로 짤랐을 때 목뒤에서 느껴지는 까칠함에서 느껴지는 쾌감입니다. ^^
    진정한 자아가 변하지만 않는다면 다중의 모습을 갖고 사는 것도 삶이 주는 즐거움 중에 하나가 아닐까요...

    • BlogIcon buckshot | 2009/03/24 09:28 | PERMALINK | EDIT/DEL

      Monange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한결같기를 바라면서도 한편으론 일탈을 꿈꾸는 것.

      중심축이 하나 있고 그 축을 중심으로 여러가지 다중적 캐릭터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도 굉장히 즐거운 일이 될 것 같습니다. ^^

  • BlogIcon 명이 | 2009/03/23 16:2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음....제가 몇일전에 제 안에 다중이가 있는듯 하다고 했던,
    그런 느낌일까요? ㅎㅎ
    어쩌면, 일관되는<< 이란 것은 없는것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때 그때 감정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사람인데, 흔히 나는 원래 이래, 혹은 이렇게 해야해. 이런것들에
    매여서..제대로 사람답게 살지 못하는건 아닐까...^^;

    좋아하는 월요일은 절대 아니지만, 그래도 즐거워보려고 합니다. 아자아자!!

  • BlogIcon 덱스터 | 2009/03/30 23:1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사람이 하나의 자아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것도 조금은 무서운 일 아닐까요? 뭐 그냥 끄적끄적...

    그나저나 이 상황에서 파동함수를 생각하고 있는 저는 안드로메다인...-_-;;

    • BlogIcon buckshot | 2009/03/31 00:00 | PERMALINK | EDIT/DEL

      자아와 파동함수에 대해서 덱스터님께서 포스트를 꼭 써주셨으면 한다는.. ^^

NAME PASSWORD HOME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