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Like Chopin은 내가 중학교 때 나온 노래다. 그 당시 난 이 노랠 수년간 엄청 즐겨 들었다. 문득 이 노래가 생각 나서 유튜브에서 이 노랠 듣는다. 노랠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그 시절을 회상하고 그 회상된 시간이 잃어버린 내 자신을 찾아주는 것을 어렴풋이 느낀다. (격물치지님의 '식객, 타짜보다, 괴물보다 낫다' 포스트를 읽으며 느낀 공감)
시계로 측정되는 시간 속에선 지나간 과거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고 살 때가 많다. 하지만 과거는 물리적 시간 계산의 편의를 위해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을 뿐 실제 내 안에 고스란히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I Like Chopin을 듣고 있는 이 순간 나의 중/고등학교 시절이 떠오르면서 흘러가 버린 것으로 생각했던 내 과거의 시간들이 하나 둘씩 돌아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모든 존재는 시간과 공간에 의해 제약을 받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반대로 시간과 공간은 마음 속에 존재할 수도 있고 기도 속에도, 희생의 제사 속에도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민노씨의 '기도와 희생 - 마르틴 부버의 나와 너' 포스트에 대한 공감)
나는 I Like Chopin을 좋아한다. 유려한 멜로디와 피아노 반주, 서정적인 가사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이 노래를 즐겨 들었던 어린 시절의 내가 여전히 내 안에 살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 오늘 20여년 전의 시공간과 나의 자아를 조금 되찾은 느낌이다. ^^
I Like Chopin - Gazebo
PS 1.
이 포스트를 쓰고 나니 nob님의 이걸 보고 안울면 로보트 [영화:지금 만나러갑니다] 포스트가 떠오른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영화다. "いま 會に ゆきます(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스크린 가득히 채워지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いま 會に ゆきます", 누구나 과거를 떠올린다. 과거의 내 모습을 지금 만나러 가기 위해..
PS 2.
유튜브는 과거를 되찾게 해주는 좋은 서비스인 것 같다. 여기엔 정말 많은 시간들이 숨어 있다.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는 기쁨이 유튜브에 있다.
PS 3.
2008년 1월16일에 쓴 나는 I Like Chopin을 좋아한다 포스트를 2009년 1월16일자 포스트로 다시 올려 본다. 난, 오늘 포스팅을 통해 I Like Chopin을 즐겨 듣던 중학교 시절의 나를 만나고 2008년 1월16일의 나와 대화한다. 그리고 중학교 시절의 나와 2008년 1월16일의 나는 2009년 1월16일을 살고 있는 미래의 나를 만난다. 과거의 나는 이렇게 내 마음 속에 항상 존재하고 있고 과거/현재의 나는 항상 미래의 나를 마음 속에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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