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화, 알고리즘 :: 2008/11/14 00:04

Starbucks Identity - Commoditization과의 전쟁 엔김치님께서 댓글을 주시면서 잭 트라웃의 조선일보 인터뷰 기사를 소개해 주셨다.

'독설가'는 말한다 한국, 차별화하라

'포지셔닝'이란 말을 대중화시킨 잭 트라웃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서 갑자기 브랜드 창조의 법칙이란 책이 생각난다.  이 책의 원 제목은 The Origin of Brands(브랜드의 기원)이다. 다윈의 The Origin of Species(종의 기원)에서 제목 컨셉을 빌려왔고 '카테고리/브랜드 분화' 법칙을 시종일관 주장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 왼쪽 그림은 독일의 생물학자 에른스트 헤켈의 생명의 나무이다.  다윈은 종의 기원을 통해 지구 상의 수많은 종들은 분화에 의해 생성되었다고 주장했다. 수많은 종들이 하나의 나무줄기에서 뻗어 나온 가지들이고 모든 분화 현상을 한 장에 표현하면 거대한 생명나무가 탄생하게 된다.

생명나무에서 수많은 가지치기가 등장하면서 종의 분화가 진행되듯이, 카테고리와 브랜드도 지속적인 가지치기 현상을 통해 분화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우주에서 가장 덜 알려졌으나 가장 강력한 힘이 '분화'라고 믿고 있다.

저자의 주장은 상당한 개연성을 갖고 있다. 상품/서비스가 속한 카테고리와 해당 카테고리 내에서 최고를 차지하기 위한 브랜드 간의 전쟁은 생태계에서의 종/개체 간의 진화 경쟁과 매우 흡사한 양상을 보인다.  Product Life Cycle이란 말이 괜히 나왔겠는가.. ^^

메인 프레임 컴퓨터에서 네트웍 컴퓨터, 퍼스널 컴퓨터, 랩탑 컴퓨터, 휴대용 컴퓨터 등이 파생되어 나왔고, TV는 아날로그 TV, 디지털 TV, 와이드스크린 TV 등으로 분화되었다. 전화도 무선전화, 휴대전화, 위성전화 등으로 가지치기를 해왔다. 자고로 성공하는 기업은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하고 거기에 새로운 브랜드를 넘버원으로 자리잡게 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과시해 왔다.

하지만, 비즈니스/군사/기술/마케팅 필드에선 항상 통합을 갈망하고 통합 상품을 만들려는 수많은 시도들이 있어 왔다. 브랜드 창조의 법칙에서 언급된 통합의 역사만 해도 양이 만만치가 않다....   비행차, 자동차보트, 입체영화, 신문을그대로화면에비쳐주는텔레비젼, EVR(전자식비디오녹음), 팩스전화기, 전화기를달고있는컴퓨터, 야구장과축구장을함께사용하는조합운동장, 승용차와트럭의조합제품(포드랜처로/시보레엘카미노), 헬리콥터와비행기의조합제품(벨보잉V-22오스프리), 다용도전투폭격기F-111, 미사일우편...

최근엔 IT 디바이스 시장에서는 모든 기능을 하나의 디바이스에 쓸어 담으려고 하는 convergence 드라이브 현상과 핵심기능에 집중하는 divergence에 대한 유저의 니즈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이 두 경향의 중간 정도에 위치하는 partial convergence 현상이 그 세를 키워가는 모습이 동시에 관찰된다.  그런데.. 카테고리 기능 향상과 가지치기(분화)로 진행되는 카테고리 진화 관점에선 convergence, partial convergence는 단순히 편의성 관점에서 기능을 모아 놓은 것이지 더 좋은 상품이 된 것은 아니다. 일부 고객 세그먼트에게 어필할 수 있는 복수 기능 조합에 의한 편의성 말고 기능 자체의 가치 발전 측면에선 핵심 기능에 몰입하는 상품을 앞서긴 어렵다.

하지만, 잭 트라웃과 알 리스가 분화의 법칙을 계속 역설해도 통합 제품에 대한 로망은 계속될 것이고 끊임없는 시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카테고리와 브랜드에 깊숙이 임베딩된 분화 알고리즘이 아무리 강력해도 인간은 통합을 계속 꿈꿀 것이다.  분화 알고리즘과 통합의 로망 간에 존재하는 갈등과 긴장은 자연과 인간 사이에 존재하는 그것을 너무도 닮은 것 같다.  엔트로피와도 같은 분화 알고리즘에 편승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고 분화 알고리즘을 거스르며 통합의 질서를 창출하는 것도 박진감 넘치는 일이다.  Convergence와 Divergence의 공존.. 그게 현실인 것 같다. ^^  




PS. 알 리스는 The Origin of Brands에서 이렇게 말한다.
"만약 분화가 없었다면, 지구는 최대 최강의 단세포 생물들로만 채워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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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화의 법칙

    Tracked from Business Meditation | 2008/11/14 20:24 | DEL

    벅샷님은 언제 이리도 어려운 책을 소화하시는지 놀랍기만 합니다. 생명나무,분화 등을 이야기하시니 또 생뚱맞은 한 생각을 더하게 되네요. ^^ 저는 프랙탈로 대표되는 현상을 '닮은 우주'라 ..

  • BlogIcon mycogito | 2008/11/14 09:39 | PERMALINK | EDIT/DEL | REPLY

    partial convergence 라는 단어를 보면서 문득 소비자가 원하는대로 convergence를 할 수 있는 SOA처럼 COA(Customer Oriented Architecure) 를 지향하는 제품이 시도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하나의 완성된 S/W를 공급하는게 아니라 서비스 레벨로 나누고 원하는 것만 제공하듯이 하나의 완성된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단위 기능을 가진 것을 소비자가 조합하게 될 수 있는 그런 것 말입니다. 원래도 그런게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댓글 달고 보니 이케아인가요?? 어디 가구회사가 생각나에요. 고객이 온라인에서 직접 골라서 조립하면 그대로 가구를 만들어 보내주는... 하지만 제가 문득 생각한 COA는 그것보다 더 기능 선택에 자유로운... 전자 기기에서 가능할 그런 것입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8/11/14 19:07 | PERMALINK | EDIT/DEL

      COA.. 흥미로운 개념입니다. 현재는 구현이 쉽지 않을 것 같지만 결국 COA를 지향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소비자의 보이는 니즈와 보이지 않는 니즈의 충족은 아직도 갈 길이 멀기만 한 것 같습니다. 멋진 댓글 감사드립니다. ^^

  • BlogIcon 엔김치 | 2008/11/14 15:51 | PERMALINK | EDIT/DEL | REPLY

    흠..어디서 나오시는 건가요? 두껍고 깊은 지식은.. 전 너무 얇고 넓어서. 부럽기만 합니다, 포스팅을 읽고 있으면 말이죠.^^ (제 아뒤보고 깜작 놀랐습니다..)
    또 좋으신 글에 생각난바가 있어 몇자 적습니다.
    감히 말하지만, 브랜드가 분화하는게 아니라, 소비자의 니즈가 분화하고, 적시적소에 브랜드가 탄생되어져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아이폰이 최강의 폰으로 군림하는 작금.
    터치기술은 몇년전에 이미 나온 기술인데(아마도 일본기업이 아닐까 싶네요), 그것을 절묘하게 매치시키고, 원가절감이 도와주고, 또 다른 하도업체들의 기술이 발달하여, 게다가 OX10이 절묘하게 나와줘서, 그것을 그 조그만 몸체안에서 작동하게 해준 알고리즘 혹은 아키텍쳐가 새로운 아이폰이라는 브랜드를 만든게 아닐까요?
    에디슨 이후 전기를 이용한 발명품들은 제조업체들에 의해서 이뤄졌다고 할 수 있겠지만, 어느때 부터인가는 아니게 된것 같은 생각이 많이 듭니다.
    흠.. 글이 복잡해 졌지만, 요지는 지금 브랜드 분화가 자발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어도, 리즈 아저씨가 말한것처럼."최대 최강의 단세포 생물들로만 채워져.."있지는 않았을 거라는 거죠. ㅋ^^
    ps 전 화두가 소비자 입니다.. 제가 소비자구, 2:8 가름마 중에 트랜드를 이끄는 것은 결국 8쪽의 가름마 라고 생각하거든요.
    항상 좋은글 감사 드리구요. 정말 세상엔 읽을 책이 너무 많네요...
    ps아직 트랙백은 익숙치가 않고, 글이 짧아서..^^;

    • BlogIcon buckshot | 2008/11/14 19:12 | PERMALINK | EDIT/DEL

      저 몸은 두껍지만 생각은 많이 얇고 좁습니다.^

      엔김치님의 댓글이 제게 의미있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되어 주신 것 같습니다. 너무 감사하구요~

      말씀하신 것처럼 소비자의 니즈가 분화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비자 니즈와 미디어와 기술의 세분화 양상을 관찰하고 의미를 추출하는 작업은 앞으로도 계속 재미있는 놀이가 될 것 같습니다. ^^

  • BlogIcon 토마토새댁 | 2008/11/14 22:00 | PERMALINK | EDIT/DEL | REPLY

    내가 몬살아~~~buckshot님땜시....<--엉 뭔 소리..ㅎㅎ
    내가 전공하여 눈에 익은 단어들을 재조합한 아주 새로운 생각을 소개해 주시는군요..흠~~~
    한번 읽어보고 잡어요..읽고 싶은 책 리스트를 한번 정리해 봐야겠어요.
    사는 동안 다 읽을 수나 있을까요?

    좋은 밤되세요^^

    • BlogIcon buckshot | 2008/11/14 22:05 | PERMALINK | EDIT/DEL

      놀이의 달인, 호모 루덴스 기억하시죠? 11월24일을 기억해 주세요~ ^^

    • BlogIcon 토댁 | 2008/11/15 01:33 | PERMALINK | EDIT/DEL

      그럼요.
      기억하다마다요..^^

      11월 24일 토마토새댁을 위한 날이군요.
      달력에 빨간 동그라미하나 그리공..앗싸!

      감사합니다. 즐거운 기다림을 주십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8/11/15 07:33 | PERMALINK | EDIT/DEL

      즐거운 기다림을 드릴 수 있어서 기쁩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

  • BlogIcon 재밍 | 2008/11/15 03:3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잘 지내셨나요? 그동안 뜸했네요~
    이제 다시 벅샷님의 멋진 포스팅을 꾸준히 공부해야겠습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8/11/15 07:41 | PERMALINK | EDIT/DEL

      재밍님, 멋진 소식 잘 보았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 BlogIcon 구월산 | 2008/11/15 06:5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지금 사회를 현상을 설명하는데 있어 분화와 통합이라는 개념이 아주 적절한 것 같습니다.
    저는 원래 통합주의자였는데..요즘 분화의 위력도 대단하다는 걸 느낍니다.
    금융위기가 동조화된 것 통합이고..이슬람이나 힌두같은 변방의 문화가 점점 강화된다는 것은 분화인 것 처럼 느껴집니다.

    mycogito님의 COA..(이케아..) 개념은 잘 적용하면 강력한 전략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Feel이 팍 듭니다.

    • BlogIcon buckshot | 2008/11/15 07:56 | PERMALINK | EDIT/DEL

      분화와 통합에 내재한 메커니즘을 관찰/이해해 나가는 과정은 대단히 흥미있을 것 같습니다. 금융위기 동조화라는 말씀을 들으니 문득 피드백 순환고리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회귀(재귀)적인 피드백 순환에 의해 전세계 금융시장이 동조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회귀/재귀란 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mycogito님의 COA는 별도 포스팅을 한 번 기대해도 좋을 주제인 것 같습니다. ^^

  • BlogIcon mepay | 2008/11/17 21:00 | PERMALINK | EDIT/DEL | REPLY

    분화가 없었다면 슈퍼맨들만 날아댕기는 지구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 입니다.

    따님도 귀엽고, 형수님도 (그네에서 초등생들 쫒아내기) 귀엽습니다. ^^

  • BlogIcon 토마토새댁 | 2008/11/18 21:5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있잖아요? buckshot님^^
    쪼기 위에 메인사진요..
    강아지 인형인지 아님...뭔지 잘 모르겠져요.
    뭐시야염?>??
    토댁이 넘 무서버요. 눈이 넘 슬픈것 같기도 하고...
    뭔가 그리워 넋을 놓은 것 같기도 하구...
    바꿔줘영 ~~~앙앙앙...

    • BlogIcon buckshot | 2008/11/19 08:47 | PERMALINK | EDIT/DEL

      누워있는 아빠 브랜드에 딱 부합하는 이미지인 것 같아서요~
      헉.. 무섭기까지 하다니.. 더 좋은 이미지를 좀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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