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자아 사이 :: 2008/10/31 00:01![]() 기억이 파편화되면 자아(아이덴티티)가 흔들린다. 사람은 기억을 통해 자신에 대한 정보를 차곡차곡 시간축을 따라 저장하고 구조화하고 변조한다.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 사람에게 자아 의식을 부여한다. 나는 내가 갖고 있는 기억의 합이라고 할 수 있다. 브라이언 그린의 우주의 구조에 이런 말이 나온다. ![]() 음.. 공간을 3차원 좌표축으로 놓고 세상을 바라보면 모든 물체는 3차원 공간 속의 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시간마저 하나의 차원으로 간주하면 시공간을 4차원으로 볼 수 있고 모든 시공간 상의 이벤트를 4차원 좌표계 상의 한 점으로 규정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시간은 공간과 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시간이 흐른다는 표현이 있듯이 시간은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미래로 계속 진행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인식된다. 시간은 과연 흐르는 것일까? 물질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파편적 입자들을 묶어 주는 인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자아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은 파편적 경험들을 묶어 주는 기억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기억이 없다면 사람은 자신을 '나'라고 부를 수 있는 근거를 잃어 버린다. 사람은 기억을 토대로 자신에 대한 자아 의식을 강화시킨다. 기억은 과거를 데이터베이스화해서 무의식과 의식 체계 속에 저장하고 현재에 대응하고 미래를 예측한다. 과거, 현재, 미래라는 개념은 '자아'가 헷갈리지 않는 확연한 실재감을 갖고 삶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자기 조작인지도 모른다. 시간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자아가 존재하기 위해 기억이 필요하고 기억이 데이터베이스 조작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시간이 흘러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만약 자아라는 개념이 희박해지면 기억이 의미 없게 되고 기억이 의미 없다면 과거,현재,미래는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항상 그 자리에 존재하게 된다. 3차원 공간 속을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걍 4차원 시공간 전체를 한 방에 느끼며 살게 되는 것이다. 과거가 무의식 속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듯이 미래도 무의식 속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을 수 있다. 단지 저장되는 양태가 다를 뿐이겠다. 기억과 자아 사이엔 악어와 악어새가 공유하는 공생의 집착이 존재한다. ^^ Trackback Address :: http://read-lead.com/blog/trackback/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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