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me vs Frame - 구글 세계관 vs 이베이 세계관 :: 2008/09/05 00:05

2008년 9월 1일 현재, 구글의 시가 총액은 1,470억불이고 이베이의 시가 총액은 324억불로 아마존의 344억불에도 못 미치고 있다.  한 때 미국 인터넷 계의 투톱을 달리던 구글과 이베이 간의 격차가 지금은 상당히 많이 벌어진 상태이다.

작년에 '구글 vs 이베이'에 대한 글을 아래와 같이 몇 개 적은 바 있다. 골자는 이베이가 마켓플레이스 비즈니스를 표방하고 있고 마켓플레이스 분야의 리더로 보이지만, 진정한 마켓플레이스는 구글이라는 거다.

구글 vs 이베이 - 미국 인터넷 비즈니스의 최근 1년간 트래픽 추이 분석 2007.7.13
구글과 이베이의 사업영역 충돌 - 이베이의 구글 애드워즈 전면 철수에 대한 소감 2007.6.16
누가 진정한 마켓플레이스인가? - 이베이 vs 구글 2007.6.12
이베이 전략 프레임에 문제 없는가? - eBay의 StumbleUpon 인수에 대한 소감 2007.6.7
이베이,아마존은 왜 구글 애드센스와 같은 문맥광고 시스템을 운영하지 않고 있는가?  2007.5.30


왜 구글과 이베이 간의 격차가 벌어졌을까? 



뭐..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으나 금번 포스트에선 딱 한가지만 언급하고자 한다.  바로 비즈니스판을 바라보는 프레임워크의 차이를 들고 싶다.  Business를 전개하기 위해 시장을 바라보는 Framework는 곧 비즈니스/시장 차원의 세계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베이는 PLC(Product Life Cycle) 프레임워크를 갖고 있다.  이베이에서 구매자와 판매자가 사고 파는 상품들은 모두 일정한 수명 기간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시장에 신상(New/scarce)으로 출시되어 early adopter들의 환영을 받으면서 점유율을 높여가며 In-season retail 단계에 접어들어 대중적으로 소비된다. 그리고 나서 한물 간 재고가 되어 End-of-life(overstock) 시장에서 활동하다 마지막엔 중고/컬렉터블 시장에서 생애를 마무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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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는 온라인 경매 기반의 상거래 사이트로서 New/Scarce, End-of-life, Used/Collectible 시장을 바탕으로 급성장을 구가했다. 그런데 이베이는 항상 PLC 상에서 거대한 사이즈를 자랑하는 In-season retail 시장을 지배하고 싶어했고 이 시장을 공격하기 위한 액션을 계속적으로 펼쳐 왔다. Fixed Price, Stores, eBay Express로 이어지는 In-season retail 시장 공략의 역사는 이베이 비즈니스의 역사와 거의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In-season retail 시장 공략은 그리 쉽지 않았다. 원체 이베이 유저들이 경매방식의 End-of-life, 중고/컬렉터블 상품 구매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지  In-season retail 상품 판매를 아무리 드라이브해도 생각만큼 먹히지 않았다. 이 시장은 이미 아마존 등의 기존 강자들이 포진하고 있어서 이베이의 침투가 용이하지 않았던 것이다. 기존 경매 기반 플랫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오랜 기간 동안 유저의 니즈를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eBay Express라는 고정가구매/신상품 전용 플랫폼을 론치했지만 이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은 그리 신통치 못했다.  이베이는 Retail 시장에서 사용하는 고전적인 프레임워크에 기반한 성장 전략을 구사했고 그 프레임워크 안에서의 한계에 봉착한 상태로 보여진다.


한편,
구글은 이제는 널리 알려진 곡선이 되었지만 구글이 비즈니스 드라이브를 걸 때까지만 해도 비즈니스적인 의미가 생소하기만 했던 파레토 커브를 기반으로 시장을 키우기 시작한다. 아래와 같이 AdWords를 통해 중소형 광고주 (SMB)라는 새로운 세그먼트를 성장 동력으로 확보하면서 광고 시장을 석권하기 시작했고, AdSense라는 패러다임 전환적인 광고 시스템 도입을 통해 퍼블리셔(Publisher, 광고매체)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면서 확장성 높은 성장 동력을 창출하면서 성장에 가속을 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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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레토 경제 - Super Head, Fat Tail 창발의 기반 포스트에서 아래 커브를 예시한 바 있다.  결국 이베이는 Bell Curve적인 프레임워크를 갖고 비즈니스를 해온 것이고 구글은 Power Law적인 프레임워크에 기반한 비즈니스를 전개해 온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이베이의 벨 커브는 고전적인 프레임워크이고 구글의 파레토 커브는 신개념적인 프레임워크이다. 이베이는 시장을 고전적인 시각으로 바라봤고 구글은 시장을 새로운 개념으로 바라봤다.  둘 다 마켓플레이스라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성장을 구가했고 어엿한 거대 웹 기업이 되었지만 프레임워크의 혁신성에서 구글이 이베이를 크게 앞섰고 그것이 결국 두 기업의 차이를 만들어내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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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산업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Expectation Economy를 살아가면서 고정된 프레임워크를 갖고 비즈니스를 할 경우 성장의 벽에 부딪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게 된다. 경쟁자와 동일한 프레임워크로 전쟁에 임하지 않고 다른 프레임워크, 다른 비즈니스 세계관으로 경쟁에 임해야 새로운 시장을 발견할 수 있고 고객의 마음 속에 유니크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된다. 새로운 세계관으로 무장하고 그것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은 다른 경쟁자를 진부한 플레이어로 격하시킬 수 있는 일타이피적 효과도 누릴 수 있게 된다.

아직 구글과 이베이의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 두 기업이 플랫폼 게임의 제 2라운드에서 어떤 세계관으로 임하는지가 가장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이들의 멋진 게임을 앞으로도 계속 기대해 보고 싶다.



PS. 사실 이베이의 초중반 시장 드라이브를 주도한 Used/Collectible 시장은 분명 파레토 커브 상의 Tail을 의미했다.  이베이는 자신을 키운 파레토 커브적인 프레임워크를 발전시키지 못하고 PLC(Product life Cycle) 프레임워크로 EC 시장을 바라보았다..  그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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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쉐아르 | 2008/09/05 01:5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좋은 분석 감사합니다. 어떤 패러다임으로 보느냐에 따라 분명 결과는 달라질 거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PLC 프레임워크는 아직도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경매라는 고정관념이 붙어있는 이베이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지요. 차라리 이베이가 브랜드를 달리 해서 아예 리테일로 승부를 하면서 이베이의 경매기반 판매와 연관을 했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예를 들어 공급자는 한정된 수량을 공급하되 소진되는 것은 경매나 리테일 어떤 방법으로 소진되든지 상관없는 식으로요.

    • BlogIcon buckshot | 2008/09/05 13:52 | PERMALINK | EDIT/DEL

      쉐아르님, 귀한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PLC는 온라인 리테일러로써 반드시 가져가야 하는 유력한 프레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쉐아르님 말씀처럼 이베이가 통합 리테일이란 브랜딩을 강하게 가져갔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벨커브의 모습을 띠고 있는 PLC에 파레토적인 진취성을 겸비했다면 참 좋았을 것 같습니다. 멋진 댓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 BlogIcon mycogito | 2008/09/05 09:42 | PERMALINK | EDIT/DEL | REPLY

    무척 인상깊게 남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8/09/05 13:30 | PERMALINK | EDIT/DEL

      mycogiot님, 단편적인 흐름으로 일관한 부족한 포스트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 마징가 | 2008/09/05 20:4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잘 지내고 계시죠? ^^; 간만에 들러서 몇마디 남깁니다. 제가 보기에 ebay가 In-season retail을 실패한 원인은 buckshot님께서 날카롭게 지적해주신 전략 framework의 문제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in-season retail의 본질을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in-season retail은 auction/used item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이면서도 실제 target user는 같다는, 묘한 특징이 있습니다. 우선 ebay가 in-season retaill을 지나치게 경매와 대립되는 개념으로 바라본 것이 문제였습니다. 중고물품 사는 사람 따로있고, 고정가 물품 사는 사람 따로 있다 라고 본거죠. 그런데 현실에서는 똑같은 사람이 중고도 사고 신상품도 사죠. 결국 in-season retail이 ebay core site에 녹아들어가야 했는데, 아예 별도 site를 구축하는 전략을 택하는 바람에 기존 auction buyer들이 in-season retail을 자연스럽게 접할 기회를 날리게끔 만들었죠. 또한가지, ebay는 In-season retail 에 정말 필요한게 뭔지 몰랐습니다. 'ebay express' 라는 표현에서도 알수 있듯, 그저 물품을 '쉽고 빠르게' 구매하는데만 신경썼죠. 이게 in-season retail의 본질이라고 착각한거죠. 하지만 실제 in-season item buyer들이 원했던 것은 다양한 프로모션과 쇼핑옵션, 풍부한 상품정보, 그리고 그 안에 내재되어있는 'merchandising'의 개념이었습니다. ebay나 ebay express에서는 거의 없었던 개념이자, 지금 잘나가는 amazon의 커다란 강점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fixed price나 store를 도입했다고 이런 문제가 해결될수는 없었구요. 결국 ebay express를 필두로 한 전략은 retail industry에 대한 몰이해가 문제였고, 이후 이베이는 ebay express를 폐쇄하고 새로운 전략을 들여오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최근의 행보는 약간 정신을 차린 모습입니다. core site의 구조를 건드리면서, in-season retail에 맞는 기능을 조금씩 붙여나가고 있죠.

    • BlogIcon buckshot | 2008/09/05 13:36 | PERMALINK | EDIT/DEL

      마징가님, 오랜만입니다. ^^

      날카로운 지적을 해주셨습니다. PLC 프레임은 상품 중심의 프레임일 뿐이고 유저 관점에선 신상품이건 중고상품이건 모두 구매 프로세스 상에서의 옵션에 불과한 것인데 너무 이분법적인 접근을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New-In-Season 시장에 명함을 제대로 내밀기 위한 노력이 이제라도 좋은 방향성을 가져가고 있다면 다행이구요. 이베이가 PLC 커브 상에서 가장 큰 사이즈를 점하는 New-In-Season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멋지게 키워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PLC 프레임에서의 멋진 플레이와 더불어 새로운/떠오르는 잠재 시장를 이베이만의 시각으로 정의하고 그 시장을 키워 나가기 위한 확장성 있는 비즈니스 프레임이 이베이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분명 이베이는 구글 못지 않은 플레이어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으니까요. ^^


  • BlogIcon leejiman | 2008/09/05 11:53 | PERMALINK | EDIT/DEL | REPLY

    • BlogIcon buckshot | 2008/09/05 13:38 | PERMALINK | EDIT/DEL

      leejiman님, 제 블로그의 댓글 기능이 좀 불안한 것 같습니다. 특정 문자 입력 시에 글이 잘리는 현상이 있는 것 같네요.. 불편을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방문해 주시고 댓글 남겨 주셔서 정말 감사하구요..

  • BlogIcon 넷물고기 | 2008/09/07 04:3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와,, 엄청난 분석이십니다. 정말 대단하네요. 구글과 이베이를 분석하신 내용중 온라인마켓으로 같이 성장했지만 "프레임워크에서 구글이 앞섰다는 내용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싶은 욕심도 생기구요.

    • BlogIcon buckshot | 2008/09/07 10:29 | PERMALINK | EDIT/DEL

      넷물고기님, 변변치 못한 내용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주 단순한 관점에서 바라본 포스트이고 구글과 이베이를 제대로 파헤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 BlogIcon 제레미 | 2008/09/10 13:4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좋은 분석 잘 읽고 갑니다. 제가 고민중인 TV 산업에 대해서도 이러한 프레임웍으로 고민을 해보고 싶네요.. 머리가 무거워지면서 할일이 많아지는 포스트였습니다. ^^

    • BlogIcon buckshot | 2008/09/11 09:13 | PERMALINK | EDIT/DEL

      제레미님,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레미의 TV 2.0 이야기'라는 멋진 블로그를 알게 되어 정말 기쁘구요.. 사실 어제 댓글 주시기 몇 시간 전에 제레미님 블로그를 알게 되어 한RSS 구독을 했는데 바로 몇 시간 후에 댓글을 주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

      오늘은 제레미님 포스트 11개를 무더기로 한RSS 중요한 글에 등록을 했습니다. 정말 좋은 글이 많아서 둘러 보는데 시간이 한참 걸릴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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